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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IT 워커 스토리텔링 Chapter 4

파워블로거 류용효의 PLM 라이프 스토리

■ 류용효 / PTC코리아 Business Development 이사로, 이전에는 PLM 제품 컨설팅 및 R&D 프로젝트를 주로 수행하였으며, 한국실리콘그래픽스(SGI)에서 워크스테이션, Virtual Reality pre-sales 업무를, 성우오토모티브(현 다이모스)에서 EF소나타, XG 그랜저 시트설계를 수행한 바 있다.
PLM blog | http://PLMIs.tistory.com
E-mail | yryu@PTC.com

큰일을 먼저 하라. 작은 일은 저절로 처리될 것이다.
- 데일 카네기

지난 일년을 되돌아보고 미소 짓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한 해가 새로 시작하기 전에 새롭게 마음가짐을 다잡기 위해 사명서를 씁니다.

일에 대한 나의 기준은?
한때의 나의 심장을 달구었던 열정과 오기 그리고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재발견하는 것은 인생에서 즐거움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좌충우돌하면서 때론 쓴소리도 듣고 그랬습니다.

너무 보여주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 같다. 그냥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 나가는 것이 엔지니어의 덕목이지 않을까, 별일도 아닌데, 마치 엄청 중요한 일인양 과대 포장하는 것.

선택과 집중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누구인지 알리기 위해서는 때론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나의 역량을 벗어나는 표현은 삼가하는 것만 주의하면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남들과 똑같다면 누가 나의 Value를 사갈 거냐란 거죠. 항상 선택과 집중을 필요하지요.

어느 누구에게도 나쁜 소리 듣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습니다.

하지만, 30대는 이 말대로 하면 되는데, 40대에 들어서면, 사람들에게 시험에 들게 됩니다. 저 친구는 가진 것은 별로 없는데 실력은 있네. 실력도 돈도 없으면 참 별볼일 없게 되죠.

삶의 기준
나의 기준은 뭘까? 하고 싶은 일에는 열정을 쏟아라. 삶을 살아가는 MOTTO이기도 합니다.

하고 싶은 일… 그것은 그 일이 진짜 즐거운 일이란 의미보다는 이왕 내가 해가 해야 될 일이면, 저는 일단 그 일이 즐겁고 하고 싶은 일로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즐거움을 찾는 거죠. 어떤 일이든 희노애락이 들어 있는데, 그 중에서 나는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물음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늘 내 주위를 따라 다닙니다. 열정을 가지고 살다 보면 때론 주변의 반대에 부딪칠 수 있고, 외로울 수 있는데 어떻게 잘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픽 집단지성(Guru)을 만나다
2002년 1월 현대자동차 CAVE 시스템을 지원할 즈음 그래픽 분야의 집단 지성을 만나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SGI 본사가 있는 실리콘벨리 마운틴 뷰. 그 이름만 들어도 참 멋있다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점심시간에도 간단히 맥주를 마시는 문화였고, 저는 한 병 두 병 마시다 보니 시차적응 때문도 그렇고, 정신이 몽롱해지는 상태로 세미나를 들었습니다. 오후세션에는 퀴즈를 내더군요. 당시 그래픽 개발 도구로 유명한 Performer란 소프트웨어로 화면 가득 아마도 황소 만 마리쯤 만들어서 도시 배경에 풀어놓았는데, 퀴즈는 그 황소중 적어도 5마리는 code error가 나게 만들어 놓았다는 겁니다. 퀴즈는 에러난 5마리의 황소를 누가 빨리 찾아내는 가였습니다. 프로그래밍이 초보수준인 나는 멍하니 뭘 해야 하는지 손 놓고 있다가 강사에게 뭘 해야 하나 물어보고 가르쳐 준대로 따라하다 다음 단계에서 막히면 또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5분쯤 시간이 흐른 뒤 한 사람이 손을 번쩍 들더니 다 찾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조금 더 있으니 몇 사람 더 손을 들더군요. 역시 그루(Guru)들의 잔치라 대단함을 느꼈습니다. 당시에 일부 멤버는 반지의 제왕 같은 컴퓨터 그래픽에 참여하기도 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당시 저의 관심사는 오로지 CAVE룸에 생긴 잔상을 어떻게 제거하느냐였고, 그것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숙제였습니다.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전까지는 어떤 처방도 내려서는 안된다.
CAVE룸의 잔상문제를 PR(Problem Report)로 본사 시스템에 등록하고 나니, 본사 담당자가 배정되었습니다. 몇 차례 call을 하면서 진행현황을 서로 공유하고 나니 할 수 있는 것이 기다리는 것밖에 없더군요. 그러는 사이, 언제쯤 해결될 수 있는지, 또한 무엇이 문제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그렇게 답답한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난 다음, 해결책을 발견했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문제는 OpenGL 소스코드 이슈로 간단히 한 줄에 코드를 입력하고 나니 거짓말처럼 문제가 사라졌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사람이 동원되었고, 동일문제를 재현한 다음 오류의 예상 원인을 Use case로 찾아본 결과,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했기 때문에 해결 처방도 찾아 낼 수 있었다고 봅니다.

여기서 하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전까지는 어떤 처방도 내려서는 안된다.

그것은 또 다른 이슈를 발생시키고 문제해결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 중의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여기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인내(忍)와 의지로서,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고, 참고 기다릴 수 있는 인내력과 끈기를 가진다면 훌륭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자질을 갖추었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리세일즈의 참맛을 느끼다.
프리세일즈(Presales)란 직업에 대해서 속속들이 이해를 못하던 어느 날.

자동차 관련 회사에서 IMF 이후 유휴 CAE 장비들을 CAD 장비로 전환하기 위해 CAD 라이센스 운영 호환성 테스트를 요청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매뉴얼로 진행하면 될 줄 알았습니다. 문제는 라이센스 서버가 이기종 서버로 운영되다 보니, 여러 가지 옵션 등 때문에 다른 회사 장비에는 인식이 되지 않는 문제가 나중에 발견되어서 적잖이 당황을 했습니다.

프랑스에 있는 CAD 담당하는 지사 사람과도 연락을 해 보았지만, 가이드에 있는 내용 이외는 별다른 것이 없다고…. 고민끝에 당시 영업을 담당하신 송부장님께 조언을 구했습니다. “류과장, 나라면 이번 기회에 확실히 뿌리를 뽑을 것 같아. 이런 좋은 기회가 어디 있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다시 한 번 매뉴얼을 잘 살펴보고는 이기종 셋업 시나리오를 정리한 다음, 고객사를 찾아갔습니다. 며칠동안 라이센스 서버를 재설정한 후 테스트 했는데 SGI 장비끼리는 잘되지만, 이기종간은 역시나 동작을 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현재 운영되는 라이센스 서버 점검을 해 보려고 현업 담당자에게 부탁을 드렸고, 일부 이기종 관련 설정 값에 대해 변경요청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후에도 응답을 하지 않더군요.

Give and Take - 중요한 순간에 조건을 달다….

운영서버라서 불가능한지라, 사정사정해서 점심시간에 리부팅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대신, 이 번에도 안되면 이제는 서버 신규 구매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일단 조건을 받아들이고 리부팅 후 테스트를 한 결과 천만 다행으로 정상적으로 동작하더군요.

나중에 입찰에는 가장 저렴한 가격의 다른 회사가 채택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허탈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은 이후 저의 IT 프리세일즈 업무에 기준(baseline)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모 자동차에 대량의 워크스테이션 딜을 성공으로 수행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월요편지의 시작
2002년 봄. 처음 시작은 회사 제품 홍보였습니다. 일주일에 몇 번 보내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렇게 보내다 보니 회사 홈페이지내 내용을 정기적으로 올리기도 했습니다.

당시는 내부 네트워크와 외부 홈페이지가 분리되어 있었고, 서버가 유닉스이다 보니 html 하나 올리려고 리모트로 로그인해서 몇 번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복사를 하고 권한을 다시 주고 나서야 외부에서 볼수 있었습니다. 주로 SGI 워크스테이션에 카티아 V4/V5 사용시 필요한 사항이나 팁들을 다루었습니다. 또한, VR(가상현실)에 대해서 정리해서 올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다 만나는 사람도 늘어나고 고객도 과거, 현재로 상황이 바뀌고 나니 월요편지도 나의 생각을 내가 한 번이라도 만난 사람에게 나누고자 하는 방향으로 성격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때론 귀찮아 하시는 분, 좋아하시는 분, 목적성을 의심하는 분도 계셨지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다음 까페도 해보고, 네이버 블로그로 해 보다 스토리텔링에 장점이 있는 Tistory.com으로 정착하고 나서는 많이 안정되었습니다. 사진에 다시 취미를 붙여서 여행이야기나 PLM 관련 내용도 시간 나면 정리하면서 말이죠.

무엇보다 나름 기쁜 것은 15년 전에 처음 뵌 분도 아직 연락이 닿는다는 사실….

1993년 첫 직장에서 만난 IBM RS6000 지원해 주시던 분. 그리고, 예전에 프로젝트 같이 한 고객분, 세미나에서 만난 분. 벤치마킹 중 알게 된 현업 분 중에는 정기적으로 신촌이나 홍대근방에서 술 한 잔 하며 흘러가는 얘기들을 나누면서 서로를 더 잘 알게 된 경우도 있어서 좋습니다. 또한, 이메일이 바뀌면 다시 알려 주시는 분, 매주 월요편지에 진심이 담긴 회신을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이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다음 호에는 IT 워커의 또다른 도전을 주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일을 하는 데는 한 가지 기본적인 진리가 있는데 '망설이지 말고, 모든 것 무시하고 지금 당장 시작하라!'
-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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