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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IT 워커 스토리텔링 Chapter 5

파워블로거 류용효의 PLM 라이프 스토리

■ 류용효 | PTC코리아 Business Development 이사로, 이전에는 PLM 제품 컨설팅 및 R&D 프로젝트를 주로 수행하였으며, 한국실리콘그래픽스(SGI)에서 워크스테이션, Virtual Reality presales 업무를, 성우오토모티브(현 다이모스)에서 EF소나타, XG 그랜저 시트설계를 수행한 바 있다.
PLM blog | http://PLMIs.tistory.com
E-Mail | yryu@PTC.com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대보다 높은 우위를 차지하고 싶으면 간단하다. 더 많이 베풀면 된다. 바꾸어 말하면 많이 베풀 수록 사람들이 따르고 그 사람을 보호한다.
- 혜민스님

첫 번째 비즈니스 실패에 대한 교훈
10년 전 그해 겨울은 정말 추웠습니다. 외부 날씨가 아니라 마음의 온도가 영하로 내려갔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나름 어려웠던 시기를 벗어나 적성에도 맞는 것 같았고, 열정 하나만 가지고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갔었습니다. 적어도 그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세상이 순탄해 보였습니다.

나만 열심히 노력하고, 열정을 가지면 뭐든지 뜻대로 될 것 같은 그 뭐랄까 나만의 믿음으로 쳐주죠. 솔루션도 이런 경로로 접기도 하는구나. 이게 비즈니스구나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설계실의 둥지 밖으로 나와 IT라는 새로운 삶을 살아간 지 불과 1년 하고도 반년이 흐른 기간 내에 말이죠. 자만심을 조금 보태어서 카티아 V4/V5에도 자신이 있었고, 설계도 어느 정도 자존심과 자부심을 갖고 있던 터라, 뭐든지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오만을 불렀던 것은 아닌지…. 10년 흐른 지금 그때로 돌아가 반성을 해봅니다.

이제 본론으로 스토리텔링 속으로 들어가려 합니다.

때는 2002년 1월. 카티아 기반의 VR(가상현실) 비즈니스 가시화가 현실로 다가오던 어느날,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서 방향성, 컨셉들에 대해 고객의 반응이 좋고, 실제 데모를 진행해야 할 상황이 도래하여 독일에서 엔지니어를 초빙하였습니다. 호텔 룸도 같은 가격에 좀 더 럭셔리한 룸으로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호텔 픽업을 갔더니, 그 친구가 눈이 빨갛게 충혈이 되어 있더군요. 물어보니 밤에 한숨도 못잤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무슨 일? 혹시? 이상한 상상도 잠시, 융성한 대접에 행여 자기 역할을 다 수행 못할까봐 걱정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만난 독일 사람들의 인상은 거짓말 안하고, 책임감 있으며,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그토록 한국방문 전에 자신 만만하던 자존심은 어디가고 막상 데모시스템 인터페이스에 난항을 겪고 나니,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문제고 하면서 이슈들을 쏟아내며 급기야 데모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쳤습니다. 그 당시 VR 기술이 보편화가 안된 상황이라 호환성이란 것이 무색할 때였고, 특정 장치에만 붙는 상황이라 사람 몸에 부착하여 위치추적 기능을 이용한 인터랙티브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트래킹 장비의 인터페이스 연결이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일을 어쩐다… 다른 트래킹 장비로 바꾸면 가능하다는 얘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는 것을 듣는 순간 어쩌면 포기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몇 번의 시도와 유럽과의 회의를 거쳤지만, 불가능하다는 회신을 받고 철수를 해야 하는 현실로 돌아오고야 말았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준비한 것인데 장비 인터페이스에 막혀서 좌절하다니….

결국 그 친구는 출장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독일로 돌아갔습니다. 다시 내부 회의가 열렸고, 해결방안 채널을 격상시켜 회의를 한 결과 ROI가 기대보다 못미치고 유지보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유럽이외 지역에서는 판매 및 서비스가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난생 처음 Drop이란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많은 것을 여기에 걸었던 나로서는 첫 비즈니스 실패 상황을 극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흘려보내야 했습니다. 다시 방황의 길로 접어들었고, 뭘 해도 신이 나지 않았습니다.

IT의 냉혹한 현실은 아주 작은 것이지만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크게 느껴졌습니다.

주요 리스크는 힘들었던 시절에 여기에 너무 많은 것을 걸었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이 정도면 훌훌 털고 피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런 말이 생각납니다. 겨울나무 윗쪽 가지에 쌓인 눈을 보면 즐거운데,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많은 눈을 가지에 쌓았다가 급기야 가지가 부러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무 아래쪽에 있는 작고 연약한 가지는 버거울 정도로 눈이 쌓이면 연신 눈을 떨어버립니다. 따라서 연약한 가지는 오히려 부러지는 경우가 드물다고 합니다.

Lessons Learned.
보다 많은 것을 갖기보다는 적게 바라는 것을 선택하라.
- 토머스 켄피스

엔지니어와 비즈니스맨의 공통점과 차이점. 공통점은 목표에 집중하고, 철학을 가지고 있는데 잘못된 철학적 해석은 타인에게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내 말이 어렵나요^^.

차이점은 엔지니어는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져 있습니다. 가끔은 자존심 때문에 우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존심에 내 이름을 종종 걸기도 합니다.

반대로 비즈니스맨은 자존심은 집에 두고 나옵니다. 진흙탕 속에서 생활하기 때문입니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란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남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게 하는 일이 얼마나 노력이 많이 드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뭔가 가치가 있어야 한다. 영어로 Value인데, 반드시 돈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신용도 나중에 큰 가치로 되돌아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설계 엔지니어로 돌아갈까?
잠시 방황하는 사이 과거 설계 엔지니어 시절을 회상해 보았습니다. 그 길이 맞는 것인지. 한 번의 큰 좌절을 겪고 난 후 정말 진지하게 많은 시간을 고민했었죠.

IT로 나오기 직전에 모셨던 연구소장님께서 힘들면 얘기하라는 말씀과 함께 추천해 주신 설계 과장 자리도 나의 고민을 더 깊게 만들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언제든지 설계과장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었지만, 어느 길이 최선의 길일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설계를 그만두고 나온 이유를 다시 되새겨보니, 일단 여기서 승부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마음속 한 구석에서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설계업무의 90%는 기름 묻은 장갑으로 제품들을 분해/조립해보고, 경쟁사 제품 분석(Tear down) 하면서, 구조를 머리 속으로 상상합니다. 그리고는, 종이 위에다 스케치하고, 재질을 선정하고, 시작품 만들어서 테스트 하고, 품질검사까지.

사실 도면 그리는 시간은 전체 시간에서 10% 정도 차지합니다. CAD로 그리는 시간은 얼마 안 되지만, 항상 자리에 앉으면 CAD로만 제품을 창조하려고 들면, 힘이 듭니다.
설계할 때 선배들이 강조한 것은 눈을 감고 형상을 3차원으로 그려보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라는 것이었데, 이러한 훈련은 좀 더 생산성 있는 그림이 아닌 제품을 설계할 수 있는 기본이 되기 때문입니다.

1993년 처음으로 도면을 출도하려고 검도 받을 때의 일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기존 도면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Hole size만 바꾸는 단순한 설계 변경이었다. 그것도 타 부서의 요청으로 변경하는 것이었는데, 혹독한 신고식을 하였다. 무려 15번 이상 도면을 새로 그려야 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내가 그 도면을 이해하느냐였다. 단순 Hole size를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나, Hole 변경으로 인해 미치는 주변 부품이나 그 도면의 내용을 설계자가 상세히 모르는 상황은 설계자의 자세로 볼때 용납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무려 15번 이상 수정 후에 담당과장님은 내가 널 훈련시키는 거야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일은 역시 스프링을 변경하는 것이었는데, 원가 절감에 의해 스프링 타입을 바꿔서 적용하는 것이었고, 변경 적용 후 테스트나 눈으로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타 차종에서 적용한 것이라 의심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첫 물량이 입고 되던 날, 퇴근 버스에 오르다 잠시 생각이 나서, 조립된 모습을 보았을 때 등에서 식
은 땀이 쫘악 흘러 내렸다. 만일, 이 부품이 그냥 조립되어 품질검사의 지적없이 차에 창착되어서 판매되었을 때는 안전에 큰 이슈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날 밤 나와 나의 부사수는 300개 이상 rework를 하고 원래대로 원위치 시켰다.

일을 마치고 나니 밤 10시. 그날 밤은 우리 두 사람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밤이 되었고, 술잔을 기울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날 하루를 넘겼다. 한참이 지난 지금도 그 때 일은 내가 살아가는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경험과 업무에 대한 사명감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사건이었다.

이런 이유로 FMEA는 정말 중요하다. 모두가 싫어하고 귀찮아 하지만….

나의 인생 한 부분을 차지하는 설계인생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자, 다시 이를 악물고 IT생활을 이어나가기로 내 자신과 다짐 또 다짐을 했습니다.

두 번째 엔지니어 라이프
그렇게 내부에서 새로운 일을 찾는 것과 설계 엔지니어로 돌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두 번째 엔지니어 기회가 찾아 왔습니다. 때마침 같은 건물에 EDS Korea(지금은 Siemens PLM이지만, 당시 유니그래픽스와 SDRC가 막 합병하여 EDS로 되었을 무렵임)가 입주하였는데, 예전부터 힘들 때 도움을 많이 주신 분도 계셔서 자연스럽게 만남의 기회로 이어졌습니다. 방황하던 나에게 도움을 많이 주셨지요. 지면으로나마 그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새로운 일은 과거 설계일의 향수를 이어갈 수 있어서 좋았고, 프리세일즈이지만, 당시에는 엔지니어 못지 않는 업무 경험을 요구하였기에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었습니다.

입사 후 반년은 거의 고객사에서 생활을 하다시피 했습니다. 예전에 알던 설계자 분들을 만나는 것도 즐거웠고, 내가 최선을 다해 일을 헤쳐 나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JT를 통해 PLM에 눈뜨다
나에게 JT란 한때 30대 아이콘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처음 접한 것이 2002년이었나? 지금은 국제 ISO 표준이 된 JT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가졌던 것은 자동차 업무를 지원하면서부터였습니다.

JT는 Jupiter 프로젝트명으로 HP와 EAI에 의해 개발되었고, 90년대 중반이후 FULL CAR를 핸들링 할 수 없었던 당시 디지털 목업 활용은 각 PLM 벤더가 본격적인 제품을 출시하기 전까지는 획기적이었습니다. UGS가 EAI를 인수한 이후 각 벤더별 독자 포맷과 솔루션을 개발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뷰잉 시장이 춘주전국시대를 맞이할 정도로 다양하고 보편적인 기술이 되어 버렸고, PLM 솔루션에 따라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형국으로 되었습니다. 처음 접했을 당시 기술로 볼 때, 자동화 프로세스에서 변환이 되지 않거나, 원본과 뷰잉 포맷이 상이한 것은 업무하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야기시켰습니다. 거의 반년동안 자동차 회사 연구소에서 원인해결을 위해 차량 바디 데이터를 가지고 씨름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반대로 이전에 설계할때 알지 못했던 내용들을 더 많이 알게 되어 돌이켜 보면 지금의 제가 있게 한 밑거름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R&D 특성 상 많은 요구를 단시일내 해결을 요하기 때문에 문제점을 파악하는데 지난 설계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억거리일 것 같은데, CATIA V4의 ditto, layer, no show, color 별로 분리가 가능했던 3D 형상들을 뷰잉 포맷에서도 동일하게 분리해야 하는 요구사항인데, 실상은 외국에서는 그런 요구를 하지 않은 터라 초기 대응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무슨 문제를 제기하면 짧은 실력의 영어 탓인지 도통 진실된 답이 오질 않았습니다. 전형적으로 샘플 데이터를 달라고 하고, 분석해 보고 답을 주겠다였습니다. 하지만, 할 때마다 함흥차사라 촌각을 다투는 나로서는 답답한 날을 계속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아이디어가 24시간 일하는 체제를 만들어 보자는 거였습니다.

“그날 하루 벌어진 이슈를 정리해서 오후 6시 퇴근 전 정리해서 본사로 보낸다.

그리고, 밤 10시 정도 확인 메일을 보낸다. 출근하면 기다릴 테니 보고 답해 달라고.

그리고 밤 12시 잠자기 전 다시 확인 메일을 보낸다. 정말 중요해서 기다릴 테니 검토회신을 달라. 그리고, 아침 6시. 출근 전 메일이 도착하지 않은 걸 확인하고는 다시 메일을 보낸다“.

밤새 한잠도 못 잤다. 오늘 고객에게 뭔가 답변을 줘야 하지 않겠나….

그랬더니, 10분도 지나지 않아서 검토 결과를 알려 줄 테니 제발 잠 좀 자라더군요.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설계할 때 문제점을 분석하던 방식으로 내가 검토한 내용들을 하나하나 순서대로 화면을 캡처해서 정확히 안되는 이유와 고객이 요구하는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주석을 달아서 본사 R&D로 보냈더니, 문제를 확실히 이해하겠다며 나에게 대화가 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Give & Take를 얻어 내었습니다.

R&D에는 베타 코드 제공, 나는 테스트 결과 제공. 나는 한 마디로 Why not ….

그때부터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일에 대한 작은 자긍심과 희열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2013년 지금 이런 방식은 아마도 잘 통하지 않을 겁니다. 좀더 세련된 기술지원 프로세스들이 비즈니스와 맞물려 체계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문제를 푸는 과정은 여전히 지금이나 예전이나 별반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솔루션 벤더의 R&D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솔루션의 문제점을 얘기하면 솔루션 벤더는 빠른 시일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다.

솔루션 벤더의 R&D 개발자는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간단히 원인만 얘기해도 알 것이다.

솔루션 기능 개발은 개발 spec이 정의가 되면 제품 core를 제외하면 외주 인력을 이용해서 개발하는 경우도 많아서, 실제 개발하는 사람들은 제품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고 code 수정을 하는 것이지요.

이 것은 우리가 자동차나 전자제품을 산 이후, 뭔가 새로운 기능을 넣어 달라고 했을 때와 조건이 유사합니다. 이후에 나오는 신차나 신제품에 적용되기 때문이고, 그것을 사용하고 싶으면 새로 구매를 해야 하는 프로세스와 유사합니다. 물론 소프트웨어의 세계는 이런 하드웨어의 특성보다는 조금 더 자유롭지만 실제로는 별 다르지 않다는 것이지요. 코드개발 환경과 소프트웨어가 들어 있는 플랫폼과 각종 툴컷의 버전 등등 해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적용하기는 역시 어렵다는 것입니다.

PLM은 나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가?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은 힘들고 ROI와 같이 효과를 바로 잘 표현하기에는 어려운 주제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차이와 성급함도 극복해야 할 과제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소위 선두기업이라는 말하는 것은 경쟁관계의 다른 기업보다 기술적 자본적 여유가 있으며, 시장을 이끌어 갈 책임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으리라. 그래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직접 해 보는 것이다. 후발 주자는 선두기업이 실패한 것이나 외관상 드러나는 것들을 벤치마킹하여 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야가려고 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ERP는 유형의 효과가 빛을 발하고, PLM은 무형의 효과가 빛을 발합니다. 기업의 성장동력은 비용을 잘 절약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가치있는 상품(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느냐에 있습니다. 지금 당장이야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것만으로는 곤란합니다. 분명한 것은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어떻게 읽느냐와 어떤 모험을 먼저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
니란 말이 있듯이 PLM도 실패를 맛 본 사용자만이 그 진가를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안되는구나, 뭐가 부족하고, 무엇을 놓쳤는지….

PLM의 무형의 효과 중에 하나는 설계자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것입니다. 잉여시간에 좀 더 많은 창의적인 일과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소화해 내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게 해 주는 것이 PLM을 하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반복적인 일과 피로감을 덜어주는 부분을 PLM이 해결해 주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CAD는 과거 손으로 직접 그리던 시절에 잘 표현하기 어려운 형상이나 곡면을 좀 더 쉽게 그리고 더 우아한 형상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복잡한 수학공식이 얽혀있는 엔진과 미션같은 경우에는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어 그 효과를 배가시킵니다. 설계로직을 잘 정의할 수 있다면 Template Project과 같이 정의하여 주요 제어치수에 의해서 짧은 시간에 다양한 case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PLM은 일종의 서비스입니다. 설계자는 직접 데이터를 생성/수정하기 때문에 PLM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그리 많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다른 부서 영역에 있는 사람에게는 아주 중요합니다. EO의 예를 들면, 한국 본사에서 글로벌 EO 시스템을 통해서 설계변경을 한 것은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니까 말이죠. 이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업무를 하면서 가장 뿌듯했을 때는?
2006년인가 CAD&Graphics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질문이 “현재 업무를 하면서 가장 뿌듯했을때”에 관한 것이었는데 기사를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일본 닛산자동차에 가서 프로젝트를 할 때, 거기에서 50, 60대 정도의 분들을 많이 만났다. 그분들은 30여년 가량 GM과 PLM 업무와 관련해서 일을 해온 만큼 캐드나 PDM 쪽에 상당히 정통한 분들이었다. 그분들은 그 나이에도 현업에서 손을 놓는 것이 아니라 자기 할 일을 다하고 있었으며, 캐드의 경우, 직접 오퍼레이팅을 한다는 점에 있어
서 진정한 엔지니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들은 여전히 고객의 요구사항에 대해 귀기울여 듣고 있었다. 그러한 것을 보면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실제적으로 완성시킬 수 있는 것은 솔루션이며, 그런 의미에서 PLM 쪽에서 상당히 인지도 있는 UGS에 들어와서 이러한 많은 기회를 접할 수 있고,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출근해서 내가 뭔가 할 일이 있다는 것과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음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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