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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IT 워커 스토리텔링 Chapter 12 - 세 가지

파워블로거 류용효의 PLM 라이프 스토리

■ 류용효 / PTC코리아 Business Development 이사로, 이전에는 PLM 제품 컨설팅 및 R&D 프로젝트를 주로 수행하였으며, 한국실리콘그래픽스(SGI)에서 워크스테이션, Virtual Reality pre-sales 업무를, 성우오토모티브(현 다이모스)에서 EF소나타, XG 그랜저 시트설계를 수행한 바 있다.
PLM blog | http://PLMIs.tistory.com
E-mail | yryu@PTC.com

삶은 정말 단순하다. 우리가 그것을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
- 공자

가을의 전령 귀뚜라미가 밤마다 걷고 있는 나에게 메시지를 남긴다. 지난 여름 고생 많았다고….

올 여름 폭염의 터널을 지나면서 마음 속 다짐 세 가지를 얘기해 볼까 한다. 크리스토퍼 달링턴 몰리가 남긴 명언 중 제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문구를 다시 읊조리면서….

“훌륭한 삶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즉 배우는 일, 돈 버는 일, 무엇인가 하고 싶은 일”

공자님도 “삶은 정말 단순하다”고 하셨는데, 위 세 가지만 하면 인생이 그리 복잡하지 않을 텐데 말이다. 모든 것이 자기 노력은 적게 들이고, 거저 얻으려는 욕심에서 생겨난 것이 아닐까.

내 인생에서의 세 가지 요소에 대해 순서를 조금 바꿔 보았다.

돈 버는 일, 배우는 일, 무엇인가 하고 싶은 일. 가을이 다가올 수록 내용이 자꾸 서정적으로 바뀌는 것 같다.

내가 쓴 글도 다시 볼 때면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멋 훗날 다시 보면 지금 이렇게 기록한 글들이 아름답게 느껴지고 누군가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오늘도 유치함을 무릅쓰고 글을 적어 보낸다.

첫째 이야기 - 돈 버는 일

오늘도 아내는 어제의 일을 상기시키며 엄청난 큰 일인 것처럼 얘기한다.

“시골에서 가져온 쌀 말이야. 그 속에서 등장하는 쌀나방 때문에 심기가 진짜 불편해. 어제 무심결에 봤더니 침투공간이 떡하니 벌려져 있잖아. 쌀나방들이 얼씨구나 하고 알 낳으러 가미가재처럼 파고 들어가는 것을 내가 10마리나 잡았어. 알잖아. 나방이나 모기도 얼마나 영악한지 공간만 있다면 살금살금 기어서 비집고 들어가잖아. 왜 그랬어? 그런 줄 알면서 쌀포대 윗부분을 완전히 다 밀봉안한 거야? 말해봐.”

“….”

난 아내의 동그란 네 개의 눈을 보면서 무슨 답변을 해야 하나 궁리를 했으나 적절한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냥, “내가 잘못했어” 그러면 되는데….

하긴 가만히 들어보면 다 일리 있는 말이다.

아들 왈 “아빠,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보내….”

마음속으로 난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놈아, 살아 봐… 네 뜻대로 되나.”

이럴 땐, 아들이 나보다 세상을 더 단순하게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내는 내가 돈을 얼마 못 벌어와도 나가는 구멍을 잘 틀어막는 재주는 있다.

동네 헬스장 아줌마 모임을 갔다 오거나, 자기보다 더 짠순이를 만나고 오는 날에는….

“세상에 나보다 2배나 더 짠순이를 봤어. 나는 그 축에도 끼지 못해.”

아내는 일단 나보다 훨씬 단순하게 사는 것만은 분명하다. “OK” 보다 “안돼”라는 말이 90%를 차지한다.

그래서, 아들과 난 진짜 하고 싶은 것은 세 번 반복해서 요청한다.

그러면 아내는 마지 못해서 승낙한다.

그 뒤에 있는 아내의 마음속을 내가 모를 리가 있겠는가.

여유가 있다면 좀더 좋은 집에, 좀더 많이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것을 아내도 모를 리가 있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 내 눈가에도 눈시울이 촉촉해진다.

목표를 보는 자는 장애물을 겁내지 않는다.
- 한나 모어

가슴 뛰는 삶을 살면서 목표를 보지 못하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폭염 속 여름 속에서 목표를 하나 세웠다.

원칙은 아주 단순하게,“ 몇 년 동안에 얼마를 벌겠다”이다.

그리고 뒷일은 아내에게 부탁한다. 돈이 새지 않게 빈틈없이 막으라고.

둘째 이야기 - 배우는 일

남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얻는 결과물치고 만족한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손님, 뭐 드시겠어요?”
“뭐가 맛있어요?”
“우리 가게 음식은 다 맛있어요“.
“선생님, 아니 사장님, 어떻게 해 드릴까요?”
“전문가이시니까, 알아서 잘 해주세요”

지금까지 이렇게 해서 얻은 결과는 별로였다.

첫 번째 경우가 286을 처음 산 날 대충 가격대에 맞춰 전자상가에서 가격대에 맞춰 달라고 했더니, 그분들이 최고로 이윤을 다 가져갔다. 그리고 불필요한 것도 살짝 끼워놓고….

그리고 지금까지 쭉 이어왔던 것이 친절한 카센터 사장님에게 넣은 엔진오일, 주유 후 얻은 자동세차 무료쿠폰, 패밀리 뷔페….

모든 경우가 다 그렇지는 않지만, 알고 보면 결코 싼 것이 아니라, 다 가격에 포함되어 있거나, 내 기대와는 달리 다른 형태로 처리되던 것을 나중에 알게 되면 씁쓸하다.

지금부터라도 조금 덜 손해를 보고자 뭔가 배워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다.

내 생애 두 번째 새 차를 아내로부터 얻고 나서, 지금까지 손세차만 열심히 하고 있다.

구석구석 세차하니 좀 더 자세히 보게 되고, 애정이 생긴다.

지금까지 가지지 못한 차를 아끼며 타야겠다는 생각이 마음속에서 우러나온다.

동호회 어떤 분이 엔진오일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셔서, 열심히 보았다.

이미 하고 있는 분도 있지만, 무상쿠폰 끝나면 앞으로는 내차에 맞는 엔진오일을 직접 사가지고 오면 사서 넣어 주는 곳이 있는데, 그곳을 이용할까 한다.

물론, 그전에 주변 카센터에서 드럼통 엔진오일 대신 이런 방식을 취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안 그러신 분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앞으로는 내손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카 오디오 튜닝이란 걸 처음 하고 있다. 동호회에서 얻은 에이징 웨이브파일을 변환하서 USB로 꽂고 출퇴근시에 반복해서 듣는다. 그러면 저음, 고음에서 시원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해서… 하지만 막상 에이징 웨이브를 틀면 우우 … 위이잉…

20분 이상 반복해서 들으면 별로 기분은 좋지 않다.

조만간 멋진 스피커 소리를 기대하는 딱 한 가지 때문에 좀 참기로 했다.

버릴 준비가 돼야 혁신은 시작된다
- 스티브 잡스

다음으로 배우고자 하는 것은 커피.

지금까지는 스트레스 대용으로 무심코 마셨던 커피에서 맛을 음미하고 향기를 느끼고자 함이다.

인터넷에서 맛있는 커피 만드는 법을 찾아 다음과 같이 나름 요약해 보았다.

원두가 신선해야 하고, 정수로 끓이고, 커피와 물의 배합이 중요하며, 물을 붓는 방향도 중요하다.

추출시간, 설탕, 크림은 넣지 말고, 원두커피를 잘 보관해야 하며, 마시는 시간대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정말 중요한 것… 하루에 커피 한잔 마시기!

정말 생각대로 될까? 그것은 오늘이 지나고 내일이면 금방 알 수 있다.

벌써 두 잔째… 이러면 안되는데.

셋째 이야기 - 무엇인가 하고 싶은일

‘하고 싶은 일’의 정의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하고 싶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하고 싶은 일이 돈버는 일과 배우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정의에 맞는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요즘 걷기 운동 전 즐겁게 보는 TV 막장 드라마에서 이런 말이 기억난다.

“미친사랑을 하고 싶다” … 아 그렇지 일단 미쳐봐야 아.. 중독이 되었구나. 알 것인데…

그렇다고 정부에서 하지 말라는 것을 빼고는 중독되어도 좋을 것 같다.

최근에 중독된 것이 ‘밤마다 걷기’가 아닌가 싶다. 어쨌든 평생 습관으로 만들어 볼까 한다.

그리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하는 일에서 하나를 찾아볼까 한다.

예전 설계할 때는 정말 꿈속에도 보이고, 새벽에 일어나면 회사로 달려가고 싶었는데….

내가 설계한 제품이 차에 장착되어 굴러다닐 때, 그리고 내가 그 차를 사서 13년 이상 몰고 다녔을 때….

지금은 누구 손에 있을까… 아니면 운명을 달리했을까.

정말 가슴 뿌듯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반복되는 설계 일로 그런 마음은 조금씩 사라져 버렸지만.

다시금 마음을 불태울 그런 무언가를 찾고 있으니 기분이 좋다.

문제는 과거와 달리, 머리 속에 맴돌고 손가락으로 실천을 아직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이다. 내 머리 속에는 벌써 변명의 구실도 이미 만들어 놓았지만.

새들은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는다
- 시인 정호승

또 하나 하고 싶은 일은 …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PLM지식을 하나로 집약해서 하고 싶은 일로 만들 수는 없을까 고민중이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 묻는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YES’라고 할 것인가.

나에게도 물어 본다. 마음속으로는 ‘YES-NO’ 이렇게 답이 나올 것 같다.

얼마남지 않은 올 한 해동안 그 해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자신있게 ‘YES’를 외치고 싶다.

그리고 뭔가 가지고 싶은 것이 생기면 즐겁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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