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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늦가을 

처음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밀었다.
그전에도 아르바이트 겸해서 롯데리아에 8개월 근무한 적은 있지만.
대학 졸업전 취업이라 이리저리 생각할 것도 많고, 사회에 대한 일에 대한 두려움도 조금은 가지고 있었을 때였다. 

입사 인터뷰시 연구소 담당임원께서 입사동기를 물으셨다. 
모범답안 처럼 말을 했지만.. 첫직장을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을 지원한 이유는, 우선 실무를 빨리 배우고 싶어서 였고, 
하루빨리 독립을 해야 했기에 나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직장보다 직업이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해 준다. 
그래서 그런지 몇년 후면 20년이 되겠지만, 처음 그 느낌대로 직장생활을 해 나가고 있다. 
아침 일찍 출근하기, 모든 업무를 설계자가 하는 방식으로... 줄 맞추고, 깔끔하게 정리하려고 하는 생각 ... 
오늘 일은 눈앞에 닥친 일은 모조리 처리해야 직성이 풀린다.

첫직장은 경주에 위치한 자동차 시트 부품을 만드는 회사로서, 처음에는 생소 하였는데, 리클라이너, 트랙 등 자동차 운전석의 핵심 부품을 만드는 회사였다. 정역학, 동역학 등에서 부터 시작해서 재료역학까지 그리고, 프레스 제품들이 주종을 이루어 금형에 대한 상식을 필요로 했다. 

막 입사할 당시 I-DEAS V1.0이 막 출시될 시점이라 IBM RS/6000 시스템이 도입될 때라, 굉장한 흥미를 느꼈다. 
우연찮게 설계 업무와 시스템 관리 업무를 병행하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생활의 밸런스가 느껴졌다. 

당시에는 아반떼 일명 J2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 신입이지만 인력부족 탓에 입사 2개월만에 담당하게 되어 정말 두려움 반 기대감 반이었다. 매일 밤 늦게까지 일하면서, 배우면서 일을 해야 하니까 이듬해 2월 졸업식 갈때쯤되어서는 몸무게가 많이 줄었고, 얼굴에는 생기가 돌지 않았다. 내가 졸업식에 간 사이 내가 수정한 승인관련 도면들이 뭔가 잘못되어 선배들이 수정하느라 고생했다고 해서 졸업식 끝나고 돌아가서는 맘이 편치 않았다...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그렇게 첫 직장, 설계 경험은 호되게 치뤘다.
그때 같이 동고동락했던 친구는 어려웠던 시기를 잘 버티게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그렇게 해서 94년 봄은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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