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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웃고 잠 푹 자는게 진짜 성공이다 - 김정운(문화심리학자/화가)

2주간의 제주살이
최근 2년 동안 프로젝트가 연속으로 이어지다 보니 휴가를 제대로 다녀오지 못했다.
지난 8월에는 모처럼 휴가를 2주 내어서 아들이 머물고 있는 제주살이를 하러 아들의 원룸에 신세를 지었다.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는 자기만의 공간을 '슈필라움'이라고 한다. 아들에게 제주 원룸은 '슈필라움'이지 않을까...그런데 아빠가 2주동안 방해를 한 건지도 모른다. 지난 1년동안 같이 프로젝트를 했던 고객 분께서 나에게 제주 여행 중에 읽어 보라고 책을 하나 선물해 주었다. '바닷가 작업실에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김정운 저)' 이었다.

휴가 가서 읽어보면 좋을 인생 탐구서

슈필라움
독일어로 '놀이(Spiel)'와 '공간(Raum)'이 합쳐진 '슈필라움'은 우리말로 '여유 공간'이라 번역할 수 있다. 아이들과 관련해서는 실제 '놀이하는 공간'을 뜻하기도 한다. 그리나 주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율의 공간을 뜻한다. '물리적 공간'은 물론 '심리적 여유'까지 포함하는 단어다. 독일어에만 있는 단어라고 한다.

2012년,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는 돌연 자신이 ‘지난 50년’ 동안 떠밀려 살아왔음을 깨닫고 ‘앞으로의 50년’ 동안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러고는 교수라는 안정적 직위를 박차고 그림 공부를 하러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그가 ‘나름 화가’로 다시 돌아와 머무르기로 선택한 곳은 서울이 아니라 여수다. 왜 여수여야 했을까?
불안 없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 슈필라움!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이 몸으로 제안하는 슈필라움의 심리학, 그리고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꿈꾸게 해주는 24개의 키워드와 통찰을 담고 있는 책이다. 자기만의 슈필라움이 있어야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자존감과 매력을 만들고 품격을 지키며 제한된 삶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 우리가 밀집 장소에서도 본능적으로 자신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을 확보하려 하고, ‘내 공간’을 어떻게든 마련하여 정성껏 가꾸며 필사적으로 지키려는 이유이다. 이는 현대인이 나만의 ‘케렌시아’를 추구하는 트렌드를 해석하는 중요한 키워드이기도 하다. (책 소개에서 인용)

제주여행(책 그리고 아들과 함께)
아들은 제주에서 수의학을 공부 중이다. 이번 여행은 아들이 4년 반 동안 기숙사 생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공간인 원룸을 간절히 원했고 원룸을 얻은 기념으로 성사되었다. 첫주는 아들이 동물병원 실습이 있는 주간으로 주로 혼행을 하였다.
한라산 등산(성판악에서 관음사까지), 사려니 숲길 3번 , 서귀포 올래길 7코스 , 페친이 운영중인 커피수목원, 전 회사동료가 제주에 내려와 일군 스마트팜 농장도 구경하고, 무엇보다도 하루종일 애월 하귀포구에서 책읽기와 낙조 감상의 시간은 나에게 삶을 되돌아 보는 시간과 나의 '슈필라움'은 무엇일까 생각을 하게 한 여행이었다. 둘째주는 아들과 함께 한 여행으로 한달전에 렌트 예약한 '미니 컨버터블'을 타고 9시간 동안 350km를 달렸다. 애월 해안도로를 달려 협재해수욕장과 신창 풍차해안에서 낙조를 감상하였다. 1100고지를 지나 오설록뮤지엄에서 브런치를 먹고, 용머리해안을 지나 중문해달해수욕장에서 아들은 바다수영을 , 나는 파도타기를 즐기는 서퍼들의 멋진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사려니숲을 지나 스누피가든에서 아들이 좋아했던 스누피애 대한 추억들을 감상했다. 스누피(영어: Snoopy)는 미국의 만화가 찰스 먼로 슐츠가 1950년부터 쓰기 시작한 만화 《피너츠》의 등장하는 비글이다. 작품의 주인공 찰리 브라운의 반려견이다. 월정리 해수욕장에서 바다 풍경 감상하고 돌아오는 길에 세계 문화유산인 비자림에서 천년의 세월을 이어오고 있는 비자림 숲을 아들과 같이 걸으며 인생 얘기도 나눴다. .

멀리 봐야 한다. 자주 올려다봐야 한다. - 김정운(문화심리학자/화가)

김정운 작가의 슈필라움 Map
다시 책으로 돌아가 김정운 작가의 슈필라움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얘기 하고 싶었던 슈필라움에 대한 통찰을 적어 보려고 한다.
우리 인생이 자꾸 꼬이는 이유는 '질투' 와 '열등감' 때문이다. 이 둘은 동전의 양면이다. 질투가 외부를 향한다면 열등감은 내부를 향해 있다. 열등감을 극복한다며 '적'을 만들어 미워하는 일처럼 비겁한 경우는 없다. 그러고는 자꾸 '함께 미워하자'고 그런다. 어쨌거나, 꼬이면 자빠진다! (책에서... 5th #열등감 중에서 인용)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순서 주고받기(turn-taking)'다. 타인의 순서(turn)을 기다릴 수 있어야 진정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인간의 의사소통 방식이 다른 포유류와 구별되는 것은 바로 이'순서 주고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기가 태어나면 엄마는 바로 이 '순서 주고받기'를 제일 먼저 가르친다. 엄마가 인형 뒤에 숨었다가 갑자기 '우르르 까꿍'하며 나타나는 놀이는 인종에 관계없이 모든 문화에서 발견된다. 아기가 '까르르' 웃을 때까지 엄마는 기다린다. 이제 엄마가 인형 뒤에 숨으면 아기는 조용해진다. 엄마가 다시 '우르르 까꿍' 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렇게 세상의 모든 아기는 '내 순서'와 '타인의 순서를 지키는 인간 소통의 가장 근본적인 규칙을 익힌다. 인간이 위대한 이유는 타인의 순서를 인정하고 기다릴 줄 알기 때문이다. 열 받으면 무조건 지는 거다 ! (책에서... 5th #욱하기 중에서 인용)
저자는 시간 날때마다 멀리 봐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가까운 것에 대해 둔해지는 만큼, 멀고 높은 곳을 바라보는 거시적 안목과 탈맥락적 시선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나이 들수록 전에는 안 보이던 먼 산이 눈에 들어 오는 거다. 하루 종일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 화면에 머리 처박고 분노하고 한탄하며 내 한번뿐인 삶을 허비할 때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시간 날 때마다 멀리 봐야 한다. 올려다봐야 한다. 그래야 제한된 우리 삶을 적극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창조적 통찰이 가능해진다. (책에서... 11th #올라다보기 중에서 인용)

바닷가 작업실에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김정운, 21세기 북스) (Map by 류용효)

두번째 떠난 아들과 여행
아들과 단둘이서 첫번째 떠난 여행은 2018년 10박 12일 영국여행(암스테르담-브뤼셀-영국) 에서 또맹이 아들에서 막 성인이 된 아들과 교감 하였다면, 이번 두번째 같이 한 여행은 아들의 '슈필라움'으로 들어간 느낌이다.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는 자신만의 공간 속으로 들어가보니 아들이 원룸을 원했던 이유를 김정운 작가가 책에서 에필로그 남긴 문구에서 조금이나마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러고 사는 건지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내 공간' 법정스님도 '깨끗한 빈방'에 대한 욕심이 하나 있었다고 합니다."  (책에서... 에필로그 중에서 인용)
첫 여행을 떠난 지 4년이 흐른 후 아빠와 여행을 다니는 것을 하락한 아들에게 감사하다. 다음 여행은 아내와 "미니 컨버터블" 빌려서 다녀볼 생각이다. 이번 여행에서 다음차는 전기차(디지털) 이전에 아나로그 갬성을 가진 '미니 컨버터블'을 생각중이다.
마지막으로, 아직 이책을 읽지 않은 분이 있다면, 여행길에 꼭 챙겨서 가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첨언을 하자면, '나만의 슈필라움'을 찾아서 떠나는 의미있는 여행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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