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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L.O

가을 산행 - 검단산에서 용마산까지

PLM리스너 2010. 11. 2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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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성남 형님에게 전화했다. 한달전에 등산 가겠냐는 문자를 받았는데, 출장때문에 못가서 왠지 가고 싶었던 것도 있고 해서... 몸 상태는 양쪽 어깨가 심하게 아픈 상태고 목도 잘 안 돌아가는 상황인지라 가볍게 등산을 하면서 몸을 풀생각이었다.

산행 일정은 일요일 오전 9시 하남시 검단산 입구 
평소 알고 계신 IT 선배님과 선배님이 운영하는 회사 분들 해서 6명이 산행에 나섰다. 
다른 분들은 산행을 위한 모든 준비를 하였는데, 나는 그냥 가볍게 올라가는 차림... 
오늘 산행 코스를 설명하는데, 순간 고행길이라 생각이 들고 과연 갈 수 있을까 생각에 OK 했지만서도 기대반 걱정반이었다. 벌써 9월부터 산행을 해서 지리산 설악산 등등 다녀왔다고 ... 
각자 분업해서, 밥, 라면, 간식, 막걸리, 등등 준비하느라 배낭은 조금 무거워 보였다. 


오늘의 코스
애니메이션고 - 유길준 묘 - 전망바위 - 검단산 정상 - 용마산 정상 - 산곡리
해서 대략 7km 정도 , 5시간 정도 산행할 계획

낙엽지는 숲속을 거닐며 오르는 산길은 공기도 상쾌하고 다 좋은데, 
배냥도 가벼운데, 몸이 점점 무거워 져 가고 있었다.

몇번 짧게 쉬고 전망 바위 쯤 왔을때 단내가 나고 하늘은 노랗고 식은땀이 좌악 났다. 시골에서 자라서 산을 오르는 일은 그리 몸에 큰 무리가 안갈거라는 굳은 마음이 일순간에 와르르...
다른분들을 둘러보니 다들 힘들어 하시는데, 그래도 즐거운 표정이었다. 순간 자리에 앉아서 1분정도 쉬고 나니 살 것 같았다. 속은 울렁거리고 힘들어도 사진은 남겨야 되겠다는 생각에 아이폰으로 찰깍...



검단산은 생각보다 등선따라 오르락 내리락 해서 그리고 바위가 많아서 겨울에는 아이젠 없이는 못오르는 산이다.
검단산은 집과 가까워서 여러번 올라왔는데, 유길준묘 방향에서 정상은 한번도 오르지 못했다. 대신 팔당땜 지나서 수자원공사로 해서는 여러번 가족과 정상에 올랐다. 그쪽길은 3.5Km로 순탄한 길.

성남 형님 가이드 솜씨는 정말 일품이다. 보조를 맞추면서 지치지 않게 그리고 필요시 빨리 앞서 가면서 우리는 쫄쫄 그 뒤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정상에 도달했다. 그전에 귤 두개씩 먹고 기운도 차리고... 

정상에 올라 보니 벌써 사람들이 많았고, 우리는 잠시 앉아서 요기할 장소를 찾았다. 인심좋은 아저씨 내외분이 자리를 옆으로 양보해 주셔서 자리를 깔고  막걸리, 두부, 김치 등을 꺼내 놓은데, 군침이 돌았다.
헌데, 막걸리는 아직 해동이 안되어서 석영 형님이 막걸리 두병을 들고 막걸리 파는 아저씨와 흥정하여, 한병 사고 두병은 바꾸고 해서 꿀맛나는 막걸리와 두부 김치를 먹었다. 야호.. 정말 산행하는 기분... 그리고 배낭 무게 줄어서 즐거운 표정...   




내려오면서 하남시 내려보고 찍은 사진.. 여기가 전망 좋은 자리...  아이폰으로 표현이 안되어서 그렇지 옆 소나무 정말 멋있었다.




검단산을 뒤로 하고 용마산 중턱쯤 올라서 우리는 드디어 점심을 먹었다...
영진 사장님은 전에 내가 알던 분과 달라 보였다. 술에 담배에 고객 접대하느라 배도 좀 나오고 했는데, 어제 지리산 9시간 등산 후 오늘 또 산을 오른다는 말에 와우... 드디어 산에 필을 받았다고...

산을 오르기 위해서 담배도 끊으셨고 하셔서, 이제 건강을 돌볼 나이가 되었구나 라고 생각했다.
저는 속으로 "힘든일 있으세요" 라고...
하나 확실한 것은 담배 끊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등산을 하라.
일단, 산불땜시 라이터 담배 불가이지... 숨이 헉헉 막혀서 담배 피면 산을 오를때 숨이 차기 때문이라나... 

점심은 팥찰밥에 총각김치, 그리고 깻잎(시골 스타일), 컵라면, 막걸리와 소주를 7:3으로 썩어서... 
잠시 물리시간을 가졌다. 소주가 얼었는데, 녹은 소주와 얼음으로 변한 소주 어디가 더 소주맛이 날까... 
아마도 얼어서 소주의 맛은 다 얼음 속에 들어갔는 것 같았다.  




낙엽을 밟으며 스쳐가는 소리가 좋다. 몇 무리의 외국인들이 낙엽이 있는 곳을 걸어 간다.  남녀, 부부, 나이드신 분도 계시고... 그들은 한국의 가을과 산이 좋은 가 보다...

나도 좋아한다. 낙엽 밟는 소리를...

초등학교(국민학교) 시절, 운동장에는 나무들이 많아서 낙엽이 정말 많이 떨어졌다. 수시로... 수업이 끝나면 운동장 청소를 해야 하는데, 그땐 낙엽이 왠수였다. 쓸고 또 쓸고 선생님께 검사 맡으러 간 사이... 나무들은 다시 앙증맞게 운동장에 낙엽을 쫘악 뿌려준다. 흐흐흐 ... 선생님 왈  "다시 해"  완전 ##$%%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선생님은 우리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고 계셨던 것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언제 다시 해 보리...



숲속은 이제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요때가 가장 힘들었다. 내가 왜 스틱을 안 가져갔을까 흐흐
내가 제일 뒤에서 찰칵...



또 낙엽...



드디어 용마산 정상에 올랐다. 특이한 것은 국기가 걸려있었다. 그리고 아래 안내표지만에는 파리 소대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등산객들의 식사 때문인지 아님 동행을 했거나... 이제 외로이 앉아 있었다. 이글을 쓰는 시점이면 이들은 지금 심장이 멈춰졌으리라 ...



용마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팔당호 ...


석영형님의 스틱... 고맙게도 내려올때는 석영형님이 스틱 하나를 빌려 주셨다.
덕분에 쉽게 하산을 하였다. 



준비운동 없이 5시간을 산행 했으니 몸은 힘들었지만, 아직 젊구나 라는 생각과 굵은 땀으로 목과 어깨가 많이 부드러워 져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리고 맛있는 오리를 먹으러 오리 학교에 갔다.
5명 기준으로 6만원 정도하면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서 강추.. 위치는 아래 주소 참조.
위치는 최진실씨가 편히 잠들어 있는 곳을 지나서 얼마 가지 않아서 있다.


이상 끝... 집에 오니 여우 같이 눈을 뜨고 있는 아내.., 왈 오늘도 막걸리 ... 술  먹었네. 
사랑스런 아내가 있어서 좋다.... 마누라 오늘 바뻐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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