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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사의 것과 하나님의 것 (막12:13-17)       방선기목사

 

지난 한 주간은 미군과 공유하던 작전권을 환수하는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한편에서는 자주국방을 하기 위해서 더 이상 미군에게 의존하지 말자는 것이고 반대하는 쪽에서는 우리가 아직 그럴 때가 아니며 그렇게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주장을 한다.  이전에도 있었던 이념간의 갈등이 또 다른 이슈로 터져 나왔다. 이럴 때에 크리스쳔들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난감하다. 크리스쳔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정치문제가 일어날 때면 크리스쳔들은 영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 되지 정치문제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자는 주장이다. 그런 사람들이 자주 인용했던 말씀이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는 말씀이다. 그래서 정치에 대한 크리스쳔의 자세를 알기 위해서는 이 말씀을 다시 한번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 말은 예수님이 먼저 하신 말이 아니라 그 당시 예수님의 반대파들이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던진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그래서 이 말씀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질문의 배경과 그에 대답이 의미를 잘 이해해야 한다.

 

1.사악한 무리들의 간교한 질문

 

그 당시  헤롯당원들과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반대하는 그룹이었다. 이 둘은 서로가 원수처럼 지내는 사람들인데 공동의 적인 예수님 때문에 한패가 되었다. (후에 빌라도와 헤롯도 원래는 원수처럼 지냈는데 예수님 때문에 한편이 되었다. 눅23:12)  세상살이에 종종 경험하게 되는 일이다. 이렇듯 두 그룹은 하나가 되어서 예수님을 시험하는 질문을 던졌다. 헤롯당원은 정치적인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고 바리새인은 종교적인 관심이 많은 사람들인데 이 두 그룹이 연합해서 이 둘 사이에 관련이 있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이 질문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질문이며 질문은 던질 때 예수님에게 정말 지나칠 정도로 예의를 차리면서 했지만 실상은 목적은 예수님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려는 것이었다. 가이사에게 세를 바치는 것이 가하나이까 불가하나이까?  로마의 통치를 받는 식민지 상황에서 세를 바치지 말라고 하면 반역죄에 해당되고 세를 바치라고 하면 이스라엘 백성들로부터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된다. 예수님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게 만들려고 하는 아주 간교한 질문이었다.

 

그들이 질문하는 동기를 너무 잘 아는 예수님의 입장에서 정말 짜증이 나는 일이었다. 그런데 예수님은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아주 멋진 대답으로 그들의 입을 막았다. 이 일의 결과를 보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하나님의 섭리를 보게 된다.  이 질문이 있었기 때문에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바치라는 유명한 말씀을 우리가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귀중한 진리를 듣게 된 것은 사악한 그들 덕분이다. 잠언16:4에 여호와께서 온갖 것을 그 씌움에 적당하게 지으셨나니 악인도 악한 날에 적당하게 지으셨느니라. 라는 말씀대로 이런 질문을 한 그들의 사악함이 하나님에게 아주 유용하게 사용된 것이다.

 

우리도 생활하다 보면 이와 비슷한 일을 당하게 된다. 사악한 마음을 가지고 우리를 괴롭히려고 드는 무리들이 있다. 그런 일이 생기면 정말 짜증이 난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화를 내기 쉽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들의 사악한 행동을 가지고 아주 희한하게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는 것을 알면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 요셉이 형들을 보고 한 말과 통한다.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만민의 생명을 구원케 하시려 하셨나니(창50:20)  그러므로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서 잔머리를 굴리는 사람들에게 너무 분노하지 말자. 오히려 여유를 가지고 참으면서 하나님의 그들의 죄악을 가지고 이루실 놀라운 일을 기대하자. 

 

2.주님의 지혜로운 대답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예수님의 하신 지혜로운 말씀들 중의 하나이다. 정말 난처한 상황을 멋지게 빠져나오게 하는 말이다. (간음한 여인을 돌로 칠까요? 라고 말하는 무리들에게 죄없는 자가 돌로 치라고 한 말과 막상막하이다.) 이 말은 정말 지혜로운 대답일 뿐 아니라 크리스쳔들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원리를 가르쳐 주는 말씀이기도 하다.

 

이 말은 가이사의 것은 하나님이 주관하지 못한다는 말이 아니다. 세상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 가이사의 것도 하나님에게 속한다. 다만 이 말씀에서 강조하는 것은 정부에 대한 책임과 종교적인 책임을 분명히 구분하면서 두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을 가르친 말이다. 롬13:1-7에 있는 대로 그리스도인은 어떤 정부 아래 있든지 그 정부를 하나님이 주신 권세로 인정하고 정부가 요구하는 세금을 다 바쳐야 한다. 그것이 이 땅에 사는 하나님의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의무이다. 동시에 종교적으로 져야 책임은 그대로 져야 한다. 십일조를 비롯한 헌금을 드리는 것은 하나님의 교회에 속해 있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마땅한 책임이다.  세금과 헌금은 구별되는 돈이지만 하나님의 사람의 입장에서는 똑같이 내야할 책임이 있는 돈이다.  (헌금을 잘 내기만 하면 세금은 좀 안 내도 된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이것은 우리 삶에 종교적인 영역이 있으며 그것과 구별되는 일상의 삶의 영역이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주어진 책임이 있는데 그 책임은 어느 한 영역의 책임을 잘 한다고 면제되는 것이 아니다. 좀더 확대해석한다면 가정에서의 책임, 직장에서의 책임,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 교회에서의 책임을 져야할 것을 가르친다. 물론 모든 영역에서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어떤 경우라도 책임이 면제되지는 않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가족의 것은 가족들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직장에 속한 것은 직장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등)

 

3.우리들의 균형 잡힌 이해

 

주님이 이 말씀을 주신 목적은 세금 문제로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려는 사람들에게 세속정부에 세금을 내면서도 하나님의 뜻에도 순종하도록 하는 균형잡힌 교훈을 가르친 것이다. 그런데 이 말씀은 후대에 사람들이 자기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해 잘못 사용한 경우가 많았다.

 

예전에는 크리스쳔들이 민주화 요구를 할 때 정치문제에 관여한다고 논란이 되었다. 보수적인 크리스쳔들은 주로 이 말씀을 가지고 정종분리를 주장하면서 참여하지 말라고 했는데 진보적인 크리스쳔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민주화 운동을 했다. 돌이켜 보면 그 당시에 정치 문제에 구체적인 목소리를 냈던 진보적인 크리스쳔들이 옳았던 것 같다.

 

이제 세월이 바뀌어서 보수적인 크리스쳔들이 정부에 반대하는 데모를 한다. 반대로 진보적인 크리스쳔들은 그러는 보수적인 크리스쳔들에 대해서 반대 의견을 내어 놓는다. 친미냐, 반미냐, 반북이냐 친북이냐 로 나뉘어 진다. 지금은 진보 보수 양쪽이 다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지만 내용는 정반대이다. 각자는 신앙적인 확신에서 말하는 것 같지만 자신의 이념을 종교적으로 포장한 것 뿐이다.

 

크리스쳔들이 정말 주님이 하신 이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이대로 행하기를 원한다면 이 말씀 속에 담긴 주님의 뜻을 바로 이해해야 한다.

 

정치적인 환경 속에 사는 크리스쳔이 정치에 대해서 책임을 느끼고 그것에 대해 가지는 확신을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주는 행동이다. 그러나 그 주장을 하나님의 것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월권이다.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쳐야 한다. 자신의 정치적인 확신을 신앙인의 이름으로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생각만 절대적으로 옳고 반대되는 주장은 틀렸다는 것은 하나님의 권위를 무시하는 실수를 하는 것이 된다.  복음의 진리에 대해서는 생명을 내어 놓으면서 절대적인 진리를 주장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생각을 내어 놓을 수는 있어도 절대적인 진리로 주장해서는 안된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정말 멋진 말이다. 우리는 그 말씀 이면에 있는 사악한 사람의 의도를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흥분하지 않고 지혜로운 대답을 하신 주님의 여유와 지혜를 읽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 우리의 삶에서 균형있게 실천해야 한다. 정치에 대해서 책임을 느낀만큼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문제만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크리스쳔으로 책임을 다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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