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하려면

방선기

 

  말을 잘하려면 (엡4:15, 잠15:23, 골4:6)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말을 잘못 했기 때문에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래서 앞에 나가서 말을 잘하는 사람이 항상 부러웠다. 신학교에 들어가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도 말을 잘 못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언젠가 말을 잘하는 청년이 그 말솜씨로 사기를 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말을 잘하는 것이 그에게 복이 아니라 저주가 된 것이다. 목사가 되어서 자주 설교를 하면서도 여전히 말을 잘하는 사람이 부러웠다. 그러나 종종 설교 때문에 상처를 받거나 실망하는 경우를 보면서 말을 잘한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단순히 언변이 좋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성경에서는 말을 잘하는 것이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어느 날 우연히 라디오에서 들은 말과 관련있는 세가지  얘기가 정곡을 찔렀다.  말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해서 성경을 통해서 대답을 찾아본다.

 

 

 

 

1.참말을 해야 한다.

 

“우리는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면서 모든 면에서 자라나서 머리이신 그리스도에게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말을 잘한다는 것은 말의 표현을 잘해서 듣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와 같은 말솜씨나 언변은 어느 정도는 천부적인 면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런 것보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말하는 내용이 진실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도바울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참말을 할 때 공동체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반대로 거짓말을 하면 공동체가 무너지는 것을 암시했다.

 

가정에서 식구들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면 서로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면서 금방 무너져버린다. 남편이 아내에게 작은 거짓말을 하나했다고 생각하자.(예:보너스 나온 것을 속이는 것) 그때부터 아내가 남편의 말을 그대로 받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부부관계는 이전 같을 수 없다. 자식들이 부모를 기쁘게 하려고 성적을 속이는 수가 있다. 나중에 그것을 알게 되면 부모와 자식 간의 사이가 변하게 된다.

 

모든 인간관계나 조직은 거짓말을 통해서 와해되기 시작한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경영에 관해서 거짓을 말하거나 직원들이 보고를 할 때 거짓을 말하면 눈 앞에 있는 문제는 넘어갈 수 있지만 신뢰관계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 결과는 겉잡을 수 없다. 구치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그곳에 수감되는 사람들과 지내다 보면 그들이 거짓말을 잘하기 때문에 말을 믿기 어렵게 된다고 한다.  

 

힘이 들더라도 참말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단기적으로는 손해가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신뢰를 쌓기 때문에 이익이 된다. 말을 잘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거짓말을 하지 말자.

 

 

 

 

2.필요한 말을 해야 한다

 

“적절한 대답은 사람을 기쁘게 하니 알맞은 말이 제때에 나오면 참 즐겁다.(잠15:23)”

 

“함부로 말하는 사람의 말은 비수 같아도 지혜로운 사람의 말은 아픈 곳을 낫게 하는 약이다.(잠12:18)”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해서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해야만 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아기가 별로 예쁘지 않다고 그 아기보고 “못 생겼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그 사람에게 필요한 말이 아니며 때에 적절한 말도 아니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기계적으로 정확한 말을 하기보다 상대방에게 필요한 말, 상황에 맞는 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말하기 전에 항상 상황이나 상대방의 형편에 대해서 민감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아예 말을 삼가는 것이 지혜롭다.

 

부부간의 싸움은 거짓말을 할 때도 일어나지만 때에 맞지 않는 말을 해서 생기는 경우도 많이 있다.  한번 부부싸움의 원인을 찾아보라.  잘못 내 뱉은 한 마디가 불씨가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윗사람들이 하는 맞는 말이나 아내의 충고가 “잔소리”가 되는 것은 바로 상황에 맞지 않거나 대상에 대해서 고려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맞는 말이라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면 말해봐야 효과가 없다.

 

물론 상대방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지만 실제로 꼭 필요한 말인 경우에는 그에게 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효과적인 때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에는 필요 없는 말이 된다.

 

소극적으로 쓸데없거나 때에 안 맞는 말을 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으로는 상대방에게 필요한 말을 찾아서 해줄 필요도 있다. 위로나 격려가 필요한 경우에 진심으로 던지는 말은 아주 효과적으로 역사한다. 

 

  

 

3.친절한 말을 해야 한다.

 

“부드러운 대답은 분노를 가라앉히지만 거친 말은 화를 돋운다.(잠15:1)”

“여러분은 언제나 소금으로 맛을 내는 것과 같이 은혜가 넘치는 말을 하십시오. 여러분은 묻는 이들에게 적절한 대답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골4:6)”

 

내용이 사실과 일치하는 말이고 당사자에게 꼭 필요한 말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반응이나 결과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어떤 내용의 말을 어떤 상황에서 하든지 기본적으로 친절하도록 해야 한다.  과격한 말은 사람에게 예상치 않은 상처를 입힐 수 있다.  직장에서도 말다툼이 날 때 내용 자체보다 말하는 태도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가끔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들이 이런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상대방에 꼭 필요한 말이고, 또 진리라고 믿기 때문에 그것을 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을 전할 때 무례하다면 그 내용에 관계없이 거부감을 불러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소금으로 맛을 내듯이 말에 맛을 내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책망을 하거나 비판을 할 때에도 단어를 잘 생각해서 한다면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정말 말주변이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것은 일종의 천부의 재능이다. 그런 재능이 부족하더라도 얼마든지 말을 잘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말의 내용은 거짓없는 참말이어야 한다. 말할 때의 상황이나 상대에게 적합한 말이어야 한다. 말하는 태도가 부드러워야 한다.

 

이 세 가지를 항상 살펴보면서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 사이에 불신이나 오해, 갈등이 많이 해결될 것이다. 그리고 말을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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